펫로스 증후군

제목펫로스 증후군과 애도의 과업2025-05-22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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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의 상실 앞에서 우리가 마주하는 마음의 도전들 상실은 우리가 선택하지 않았지만,

그 상실 이후의 삶은 우리가 어떻게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 William Worden

반려동물을 잃는 경험은 단지 한 생명과의 이별이 아니다. 그 존재와 함께 쌓아온 일상, 기억, 정체성까지 함께 무너지는 관계의 단절이며, 우리 삶 전반에 감정적·사회적·영적 충격을 주는 상실 사건이다. 이런 상실 앞에서 애도는 단순히 시간 속에서 자연스럽게 치유되는 감정의 흐름이 아니다.

심리학자 William WordenTherese Rando는 애도를 능동적 작업이자 심리적 과업(tasks)’의 연속으로 보며, 그 속에는 보호자가 감내하고 선택해야 할 여러 도전들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 1. 상실의 현실을 인정하라

(📍진실을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것’)

반려동물이 죽었다는 사실은 알고 있다.

하지만 많은 보호자들은 그 부재를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사료를 그대로 두고, 문을 열어두며, 침대 모서리를 계속 바라본다.

매일 산책하던 시간에 외투를 입고 나서야, 그 아이가 없다는 걸 깨닫는다.

누군가 또 입양할 거예요?”라고 묻는 말에 화가 치민다.

이 과업은 머리가 아닌 마음이 그 존재의 부재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자신의 일부를 함께 떠나보내는 깊은 감정의 작업이다.

특히 안락사, 실종, 갑작스러운 사고사의 경우, 이 과업은 더디고 고통스럽고, 반복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이제 그 아이는 더 이상 이 세상에 없다. 하지만 내 안에서는 여전히 살아 있다.”


💔 2. 당신의 고통에 마음을 열어라

(📍슬픔을 피하지 말고 느끼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펫로스를 경험한 많은 보호자들이 슬픔을 표현하는 데 주저한다.

사람들은 그냥 동물이잖아요”, “금방 괜찮아질 거예요라고 말하며 그 슬픔을 작게 만든다.

그래서 보호자는 혼자 운다.

꿈에서 만나고, 사진을 보며 몰래 이야기하고, 때론 감정을 무력하게 눌러버린다.

하지만 슬픔은 억제한다고 사라지지 않는다.

느끼지 않은 고통은 깊은 곳에 뿌리내려, 만성화되거나 왜곡된 방식으로 다시 떠오른다.

따라서 애도의 두 번째 과업은, 고통을 피하지 않고, 그것을 정직하게 경험하는 것이다.

눈물이 흐르면 울고, 말하고 싶으면 이야기하고, 혼자 아프면 도움을 요청하는 것.

고통은 회피의 대상이 아니라, 상실의 의미를 되찾기 위한 필수적인 여정이다.


🌍 3. 당신이 믿었던 세계를 수정하라

(📍‘삶의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할 시간)

반려동물은 단지 동물이 아니었다.

그들은 보호자에게 안전함, 루틴, 정서적 안정, 사랑받는 존재라는 확신이었다.

하지만 그들이 떠났을 때, 우리는 우리가 믿던 세계와 자아상이 함께 흔들리는 경험을 한다.

나는 좋은 보호자였을까?”

왜 그 아이가, 왜 지금 떠난 거지?”

내가 더 노력했다면 바꿀 수 있었던 건 아닐까?”

이 과업은 죄책감과 무력감, 신뢰의 상실을 동반하지만, 그 안에서 우리는 조금씩 다시 배운다:

삶은 늘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것,

나의 통제 바깥에 있는 일이 존재한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여전히 사랑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바꿀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꾸는 지혜를 얻어가는 시간

그것이 바로 이 과업의 핵심이다.


💞 4. 잃은 존재와의 관계를 재구축하라

(📍죽음은 관계의 종결이 아니라 변형이다)

오래된 이론들은 죽은 존재를 마음에서 놓아야새로운 사랑과 삶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말한다.

사랑은 분배되는 것이 아니라 확장되는 것이며, 사별 이후에도 고인과의 정서적 유대는 계속 유지될 수 있다. 펫로스 또한 마찬가지다.

어떤 보호자는 여전히 그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대화한다.

어떤 이는 향기를 느끼고, 발소리를 들은 것 같다고 말한다.

추억을 간직한 사진, , 장난감은 연결을 지속하는 소중한 매개물이 된다.

관계는 끝난 것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살아간다.”

이것이 펫로스 이후, 관계를 재구성하는 방법이다.


🌱 5. 상실 이후, ‘다른 나를 재발견하라

(📍그 아이가 남긴 사랑으로, 다시 피어나는 삶)

반려동물이 없어진 집은, 처음엔 너무도 공허하다.

정체성마저 사라진 느낌이다.

하지만 그 공백 속에서 보호자는 다시 살아갈 이유를 찾아야 한다.

이 마지막 과업은 내가 누구였는지, 그리고 이제 누구로 살아갈지를 다시 그려보는 작업이다.

과거에 소중했던 것에 더 많은 시간과 마음을 쓰게 되고, 새로운 관심, 가치, 사람들과의 관계가 생겨나며, 상실의 고통이 삶의 연약함과 소중함을 일깨우는 거울이 되기도 한다.

펫로스를 통해 많은 보호자들은 말한다:

나는 다시 예전의 나로 돌아갈 수는 없어요.

그렇지만, 그 아이 덕분에 더 깊이 사랑할 줄 아는 내가 되었어요.”


🐾  펫로스는 '애도의 과업'이라는 도전을 통해 성장하는 길이다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작거나, 단순하거나, 금방 사라지는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삶의 한 축이 무너진 사건이며, 이후의 삶을 다시 정리하고 재구성해야 하는 깊은 심리적 과업이다.

그 과업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도전으로 요약될 수 있다.

  1. 상실의 현실을 인정하기
  2. 고통에 마음을 열기
  3. 삶의 신념과 세계관을 수정하기
  4. 잃은 존재와의 관계를 재구축하기
  5. 새로운 자기 자신을 재발견하기
이 여정은 쉽지 않지만, 혼자일 필요는 없다.
당신의 슬픔은 정당하며, 그 슬픔 속에서도 성장과 회복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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